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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정은 이렇습니다.

fourthwords |2023.09.16 01:54
조회 170 |추천 0
현 94 년생 남성입니다.
판은 정말 정말 매우 가끔 다른 사람들의 삶이 궁금해서 오고, 한 번도 글 작성은 안 해본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적어봅니다.

제가 바뀐 기준에 의하면 29 세, 한국식으로 30 세입니다.
무튼... 30 을 바라보면서 깨닫는 것들이 무척 많습니다.

저는 저희 가정의 각종 문제점들을 충분히 알고 있고 그 부분들이 저에게 아주 크게 와닿았던 적은 사실 잘 없습니다. 너무 익숙해서일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저도 물정을 알 나이가 되었고 제가 어떤 환경에서 지내왔는지를 바로 보게 되어 글로 남깁니다.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인생을 담으려니까) 최대한 길어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우선, 현재의 어머니를 보고 느끼는 건 누군가를 기르는 게 전혀 안되는 어머니입니다. 그게 자녀인 저희건, 반려 동물이 됐건, 손주들이건 말입니다... 애정과 관심 둘 다가 전혀 없습니다. 조금의 과장도 없이요. 세상에서 본인만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할머니가 저희 세 명의 자녀를 다 길렀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제가 어릴 당시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잘 모릅니다. 평생 단 한 번의 직장 생활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전화국) 그 이후로 현재의 아버지를 만나 쭉 가정 주부로 사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 만나고부턴 단 한 번의 생활 전선에 계셨던 적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어머니가 갖고 있던 상당 수준의 빚을 저희 아버지께서 갚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거의 외가 자체를 살린 은인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야 속속들이 모르기도 하고 알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그것도 결혼 하고나서야 아버지 역시 알게 되신 것으로 아는데 일종의 결혼 사기입니다. 아버지도 당시 큰 충격에 휩싸인 걸로 알고 있으니까요. 무튼 저희 집안은 그걸 딛고 저희 세 명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래도 아주 아주 큰 특이점은 없는 집안입니다.
저는 집안의 셋째자 누나 둘이 있는 막내입니다.
저는 현재 진행형으로 매우 긴 세월 우울증 환자입니다. 저희 누나들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언급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서 하지 않겠습니다. 읽을 수도 있으니까. 읽어도 사실 상관없기는 합니다. 우울증은 제가 조금은 민감한 사람이기도 하고 선천적으로 취약한 부분에 의한 것도 있겠지만... 환경의 영향이 매우 컸다고 말하고싶습니다. 고등학교는 자퇴도 했고, 비행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고등학교의 확 바뀐 환경에 준비가 안 됐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정에서 어떠한 교육과 교육 비슷한 것도 못 받아봤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학원은 다녔죠... 다닌 게 전부입니다.) 우울에 의한 공익 판정, 후 순위 대기에 의한 자동 면제이기도 하며... 우울이 장기간 지속 되는 상태기에, 주요우울로 진단 돼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저를 그렇게 보고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환자들이 겉만 봐선 환자처럼 보이는 건 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울, 공황에 긴 세월 고통 받다, 2018 년쯤(제가 20 중반)에 든 어떤 깨달음에 의해 정말 느린 속도지만 사회로의 진출들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사회 생활을 해야한단 것을 강력하게 인식했고, 시간이 좀 흘러 제가 어디 채용된 건 아니지만 아버지 회사에서 경험들을 쌓고 (사람들을 상대하고, 제가 손님들을 받아 수익 창출하고 하는...) 지금까지 일정 궤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직종은 예술 계통입니다.)

이어서, 제가 공황이 찾아온 시점이 대략 2009 년쯤 됩니다. 2010 년으로 봐도 될 정도로 하반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앞서 서술했듯, 누군가를 기르는 것에는 정말 부적합하고... 저희가 기르는 강아지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저희가 성인이 돼서야 저희와 부쩍 가까워진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엄마하면 떠오르는 그 어떤 따뜻함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또한, 사실 제가 추측하건대, 지능적인 부분에서 너무 취약합니다. 국어 사용적인 부분이든, 단순 연산이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 없고 평생을 아버지에게 의존하셨습니다. 그리고 정말 정말 믿을 수 없을만큼 본인밖에 모릅니다. 본인밖에 모르는 것이 제일 저를 괴롭게 합니다.

저는 그동안 저의 모든 욕구를 누르고 최소한의 소비들만 했고... 제가 잘못 됐다는 생각에 제 주장도 못했습니다. 제가 최근 연쇄적인 깨달음에 집에서 제 주장과 제 권리를 찾기 위해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 요구조차 저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쉬울 리가 없습니다. 늘 그랬거든요. 몇시간을 호소하고, 애원해야 이뤄지곤 했고 역시 그렇더군요. 수년간을 생활비를 달에 15 로 해결하라고 요구 받아왔으며(직접적이지 않아도 정황이 그랬습니다), 그마저도 통신비를 제했을 때, 남는 건 극소수의 돈입니다... 저희 매형도 저희 누나로부터 15 만원의 용돈을 받고 충분히 살지 않냐는 말이 돌아오기도 했고요.

물론 저도 학창시절, 금전 감각이 없던 시절에는 각종 요구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더 좋은 컴퓨터, 더 좋은 취미 용품 등 저로 인한 소비가 있긴 했었지만... 결코 총합이 큰 돈은 아닙니다. 용돈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항상 허락을 얻고 부탁을 해서 했죠. 다른 가정도 제 수준으로 취미를 즐기고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한창인 제가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정서적인 지원은 전무했고, 또 여전하게 전무하고 특히 물질적인 지원들은 줄곧 얻어내기 어려웠고 그렇기에 스스로는 돈을 받고서도 만족하기 어려웠던 것도 있습니다... 성인이 되는 시점 전후로 저는 너무 가혹한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벌써 그 세월이 10 년 가까이 흐른 것 같습니다.

저희 가정은 아버지가 현직 이사장에... 그것도 이례적으로 장기적인 당선자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그래도 우리 가정이 먹고 사는 것에 지장 없지 않느냐는 말에 저는 조금의 공감도 안 갔습니다. 당장의 저는 어떤 작은 행복도 못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도 어머니와 질을 그렇게 달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합이 맞고 여지까지 살았겠죠... 사회적인 평판이나 그런 것은 대단할지 모르지만 저는 아버지의 폭력들에 노출 되었었고, 나이 들어서도 일종의 언어 폭력에 많이 노출 됐었습니다. 자녀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거죠. 그냥 자기들이 낳은 자기들의 물건 같은 것입니다. 집에서는 주제 자체가 사업, 정치 뿐입니다. 열등감과 인정 욕구가 극에 달한 분이기도 하고, 밖에서만 지냅니다. 일 중독이죠. 모든 걸 일에 바칠 수 있었던 자체가, 아버지가 전성기를 온전하게 누릴 수 있었던 자체가 외가의 희생도 있었습니다. 외가 사람들은 아버지로 인해 지금까지 피해를 호소하곤 합니다. 정말 성격이 유별나고 거칠기도 하고, 항상 집단에서 대장이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말도 여과 없이 할 때가 있어서 적군도 많고 최측근 아군이 완전 적군이 된 사례도 많으니까요... 무튼 아버지 이야기까지 하려면 책 집필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줄일 거고요... 너무 길군요 지금까지도.

무튼 삶이 너무 고난입니다. 어머니는 매일 나갑니다. 어마어마한 과거부터 그러했고 여전하죠. 자기가 만나는 다른 엄마들도 다 그렇다는 얘기밖에 안합니다. 그래서 정당하다는 거죠 대충. 집에 있을 때가 잘 없습니다. 친구들을 볼 때 그렇게 기쁘다고 하고 집은 그냥 저절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밥도 혼자 해결해야 하고... 밥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어머니는 마침 요리 실력도 형편 없고(자타공인)... 안 먹는 저희가 까다롭다고 합니다. 돈은 아버지가 벌고 경제권은 어머니가 쥐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매년 수천씩 1년 생활비를 주시는데 돈이 항상 모자르다고 합니다. 보험 등 달마다 고정 지출이 100 이 훌쩍 넘는다 하니... 그래서 내역이 궁금하다고 하면 절대로 사생활을 공개하기 싫답니다. 빚이 있는지 본인의 사치가 심한지 알 길도 없고 이제 알고 싶지도 않고 그렇습니다... 제가 노선을 잘못 타지 않은 것에 제 스스로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도 분노가 심할 때 이성을 잃을 수도 있었거든요. 어쩌죠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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